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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구성 43일째 공전…국회는 멈췄는데 정쟁만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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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7.23 01:35
                                  사진=김지원 정치팀 부국장
 
 
〔기자의 시각〕
 
국회가 또 멈췄다.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 43일째 표류하고 있다.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여야 대치는 종합특검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 논란으로 번지며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국회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지만, 지금 국민이 보는 국회의 모습은 민생보다 정쟁, 협치보다 힘겨루기에 가깝다.
 

국회 원 구성은 정치적 흥정의 대상이 아니라 입법부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최소한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여야는 한 달이 넘도록 기본적인 틀조차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정 운영의 연속성을 이유로 상임위 운영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고,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장 배분 문제와 국회 운영 원칙이 먼저 정리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양측 모두 나름의 명분은 있다. 하지만 국민 입장에서 보면 결국 결과는 같다. 국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원 구성 갈등 뒤에 숨어 있는 입법 전쟁이다. 민주당은 종합특검법 개정과 형사소송법 개정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사실상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절차 개정이 아니다. 대한민국 형사사법 체계의 근간을 바꾸는 중대한 제도 변화다.

 

그런데도 정치권의 논의는 충분히 성숙해 보이지 않는다. 검찰개혁이라는 정치적 구호는 넘쳐나지만, 그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수사 공백과 국민 피해에 대한 진지한 검토는 부족하다. 수사기관 간 책임 떠넘기기와 사건 처리 지연이 발생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최근 광주 여고생 살인사건과 같은 강력범죄 수사 과정에서도 드러났듯 수사 시스템의 허점은 결국 국민 안전 문제와 직결된다. 제도 개혁은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형사사법 체계는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급하게 뜯어고칠 대상이 아니다. 한번 무너진 수사 시스템은 되돌리기 어렵고, 그 대가는 국민이 치르게 된다.

 

종합특검 역시 마찬가지다. 특검은 본래 예외적 수단이다. 검찰과 경찰의 통상적인 수사로 해결하기 어려운 사안에 한해 제한적으로 도입하는 제도다. 그런데 어느 순간 특검은 정치의 상시 수단처럼 변질되고 있다. 여야가 정권을 잡을 때마다 특검을 요구하고, 상대 진영을 겨냥하는 정치 무기로 활용하는 모습은 국민에게 피로감만 안겨준다.

 

정치권은 특검과 검찰개혁을 놓고 밤새워 싸우지만 정작 민생은 국회 문밖에 서 있다. 자영업자는 경기 침체에 신음하고, 청년들은 취업난과 주거난 속에 미래를 걱정한다. 저출생과 고령화, 국가부채 증가, 성장동력 약화 같은 구조적 문제도 산적해 있다. 그러나 국회의 관심은 국민의 삶보다 정치적 승부에 더 쏠려 있는 듯하다.

 

의회 민주주의는 다수결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다수당은 힘이 있다고 해서 모든 것을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소수당 역시 반대를 위한 반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협상과 타협은 민주주의의 약점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지금 국민이 원하는 것은 거창한 정치 구호가 아니다. 누가 법사위원장을 차지하느냐도 아니다. 국회가 본연의 역할로 돌아와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챙기며 국가의 미래를 논의하는 것이다.

 

원 구성 43일째. 숫자가 길어질수록 국민의 인내심은 짧아지고 있다. 여야 모두 상대방 탓을 하기 전에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국회는 정치인의 전쟁터가 아니라 국민의 일터다. 그 사실을 잊는 순간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더 빠르게 무너질 수밖에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승자가 되는 정치가 아니다. 국민에게 결과를 보여주는 정치다. 그것이 후반기 국회가 가장 먼저 회복해야 할 책임이다.

 

mailnews7114@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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